Volum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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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dvice
임성훈 교수
안녕하세요. 학생부원장을 맡고 있는 임성훈 교수입니다.
‘시험에 의한 선발에서 교육을 통한 양성’을 내걸고 사법시험이 폐지되고 로스쿨이 출범하였으나, 법조인이 되기 위한 법학공부에 있어서 큰 변화가 있다고 보기는 어려운 것 같습니다. 변호사시험 중심의 수험법학이 로스쿨에서의 법학공부의 중심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수험생의 입장에서 보면, 사법시험 시절에는 선택형은 사법시험 1차에서, 사례형은 사법시험 2차에서, 그리고 기록형은 사법연수원에서 각각 나누어 시험을 치르던 것을 지금은 변호사시험 기간에 전부 시험을 치르고 있고, 제 담당 과목인 공법의 경우에는 사법시험 시절에는 없었던 행정법 선택형과 공법기록형이 추가되었다는 점에서 오히려 그 부담이 가중되었다고 볼 수도 있습니다.
로스쿨 제도에 대하여 변호사시험 합격률 제고를 통한 로스쿨 정상화, 변호사시험의 개선, 온라인·야간 로스쿨 등 다양한 개선안이 논의되고 있습니다. 제도적 개선은 미래의 일인 만큼 현 제도 하에서 어떻게 법학공부를 잘 할 것인가에 대한 고민이 필요합니다. 물론 변호사시험 합격이 가장 중요한 목표입니다. 그렇지만 변호사시험 대비에서 한 발 더 나아가 실무에서 당면할 정형화되지 않은 법적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리걸 마인드의 기초를 쌓을 수 있다면 좀 더 공부다운 공부를 할 수 있게 될 것입니다.
일례로 변호사시험의 문제점 중 하나로 판례에 경도된 출제가 지적되고 그러다 보니 최신판례의 중요성이 강조됩니다. 매년 1년치의 최신판례가 공부 대상으로 계속 추가됩니다. 행정법만 해도 올해 추가되는 최신판례가 약 20개 정도 됩니다. 공부할 판례가 많다 보니 변호사시험 합격을 위해서는 판례를 ‘얇고 넓게’ 암기하게 됩니다. 그렇다고 이런 암기식 공부에 대하여 한탄만 하고 있을 수는 없습니다. 최신판례를 통하여 구체적 사건에 대한 법원의 판단 및 논증 과정을 간접적으로 경험하는 것은 법적 문제 해결 능력 향상에 도움이 됩니다. 모든 판례를 그렇게 공부할 수는 없겠지만, 중요 판례는 ‘깊고 좁게’ 공부하여 기본적인 내용에 대한 이해와 리걸 마인드를 높이는 기회로 삼아야 합니다.
현재 로스쿨 교과과정 및 변호사시험은 3년이라는 기간 내에 기본적인 법 지식 및 실무를 익힐 수 있도록 합니다. 그러나 로스쿨에서 법학공부는 기본에 관한 것이고 보다 깊이 있는 공부는 로스쿨 이후에까지 이어져야 합니다. 실무에서는 판례를 대입하여 기계적으로 답이 나오는 사건은 만나기 어렵습니다. 답이 없는 사건을 해결하기 위해 리걸 마인드를 키우기 위한 공부를 계속해야 하고, 그러기 위해서는 ‘더 공부하고 싶다’는 재미를 느낄 수 있어야 합니다. 재능은 노력을 이기지 못하고, 노력은 재미를 이기지 못한다는 말도 있습니다. 변호사시험 합격도 중요하지만 그 과정에서 법학공부의 재미를 찾으면 수험 과정도 더 잘 보낼 수 있고, 이는 변호사시험 이후 법조인이 되고 나서도 계속 법학공부를 할 수 있는 원동력이 될 것입니다.
법학전문대학원은 왕상한 원장님의 주도 하에 학생을 위한 로스쿨로 변화하고 있습니다. 그 과정에서 교육 과정 내실화, 로펌과의 산학협력 및 실무수습 과정의 체계화, 전문변호사 및 특강 및 선배와의 만남 등 판례 및 법실무에 대한 보다 심도 깊은 학습과 경험 및 법학공부에서 재미를 찾을 수 있는 다양한 기회를 제공하고자 노력 중입니다. 학생과의 소통을 통하여 더 공부하기 좋은 로스쿨을 만들어 나가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Report
성소진 원우(13기)
법학전문대학원의 도입 이래, 변호사의 역할에 대한 사회 각계각층의 다양한 수요가 증대되고 있는 가운데 시장 활동의 한 축을 이루고 있는 기업 내부에서도 역시, 변호사들의 법률적 지원과 서비스 제공이 이어지고 있다. 기업의 법률문제와 관련하여, 변호사의 역할은 그것을 기업 내부에서 해결하는 사내변호사(in-house counsel)와 외부에서 법률서비스를 제공하는 외부변호사(outside counsel)로 구분된다. 다시 말해, 사내변호사란 기업 또는 단체 등 조직 내부에서 자체적으로 고용되어 있는 변호사를 통칭하며 조직에 직접 고용되어 지속적으로 발생하는 법률관련 업무를 처리한다는 점에서 외부변호사와 구별된다.
사법연수원 시절부터 사내변호사에 대한 기업의 수요는 꾸준히 증가해왔으며, 법학전문대학원의 도입에 따른 변호사들의 양적ㆍ질적 법률서비스 제공의 다양화, 기업 법률문제의 복잡화에 따라 2022년 기준, 약 4000명 수준의 규모에 이르게 되었다. 이는 2012년 기준 700명의 규모에서 5배가 증가한 규모이다. 기업의 경우, 전통적인 경제학적 비용최소화의 관점에서 징벌적 손해배상(punitive damages), 횡령ㆍ배임 또는 탈세 등의 기업범죄, M&A 등 법률적 리스크 감소는 물론 ESG 경영 및 준법경영, 윤리경영 등의 새로운 기조의 반영을 위해 기업 내부에서 지속적으로 법률적 자문을 제공할 변호사에 대한 수요를 확대시켜왔다. 1990년대 삼성 등 특정기업들이 사내변호사제도를 도입하였고, 사내변호사들은 증권소송, 환경소송, 제조물소송 등 집단소송을 포함한 각종 소송관련 송무를 도맡아 처리하며 기업의 위기관리시스템을 정착시키는데 일조하였다.
과거와 달리, 사내변호사는 다양한 직급에서 채용되고 있으며, 법무실이나 준법경영실(compliance team), 총무팀, 경영관리팀 등에서 근무하는 것이 일반적인 경우이다. 특히 준법경영에 대한 요구가 늘어남에 따라, 사내변호사의 역할은 소송수행 등 사후적 해결에서 점차 사전적 예방으로 그 무게중심이 이동하고 있다.
사내변호사에게 지속적으로 요구되어 왔던 전통적인 역할과 서비스는 기업을 둘러싼 환경에 변화에 따라 점차 다양한 모습으로 변모해가고 있다. 사내변호사들에게 송무와 자문과 같은 핵심적이고 기본적인 업무는 물론 공정거래위원회 등 감독기관에 대한 대관업무, 각종 심의 업무 역시 요구되고 있으며, 조직의 일원으로서 기업의 자체적인 사업에 대한 이해도를 바탕으로 기업 내부의 다른 조직원들과의 Communication 활동 역시 필요하다. 결과적으로 계약검토, 의견서 작성, 송무, 프로젝트에 더해 컴플라이언스, 이사회 관련 업무, 지적재산권(IP), 시스템 구축 등의 다양한 직무를 부여받게 되는 것이다.
기업이 경영을 수행함에 있어서는 사업의 근간이 되는 생산 활동 외에도 규제기관, 사회, 이해관계자와의 대립과 조율이 불가피하며 사내변호사는 그러한 입체적이고 다양한 환경 속에서 법률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다. 무엇보다도 사내변호사는 기업전략의 실현이라는 거시적인 과정에 참여하는 구성원으로서 단순 법률적 지식뿐 아니라, 기업과 시장에 대한 심도 있는 이해가 필수적일 것이다. 기업활동의 다양성과 역동성만큼이나 변호사가 수행해야 할 업무의 범위 역시 포괄적인 모습을 갖추게 될 것이다. 제4차 산업혁명 이후 정보기술(IT), 생명공학기술(BT), 나노기술(NT) 등의 신기술을 바탕으로 한 신산업들이 태동하고 있고 인공지능, 로봇, 메타버스, 플랫폼 등 산업의 구조가 변화하고 있어 Risk Management의 관점에서도 기업활동의 근간이 되는 기술과 상품의 특성에 대한 이해가 수반되어야 할 것이다. 새로운 기술과 구조에 내재되어있는 위험은 기존 산업의 그것에 비해 덜 파악되어 있고, 불확정적이며 실제 환경과 상호작용하여 어떠한 양태로 심화될지 알 수 없기에 문제의 사전예방 역할을 수행하는 해당 기업의 사내변호사들로서는 새로운 기술과 산업에 대한 우선적인 이해가 전제되어야 할 것이다.
새로운 산업은 물론, 끊임없이 새로운 도전을 통해 변혁을 강구하는 기업들은 계속해서 새로운 결과물들을 생산해낸다. 이러한 가운데, 사내변호사는 사업의 신규성, 증대된 복잡성만큼이나 복잡하고 불확정적인 위험을 관리해야 할 중책을 맡게 된다. 이는 ESG 경영이라는, 기업의 지속가능성을 담보하기 위한 3가지 핵심요소(환경(environment), 사회(society), 지배구조(governance))를 고려하는 새로운 경영기조의 등장과 맞닿아 있다.
이러한 측면에서 기업업무의 한 분과로서 법무의 핵심은, 기업활동의 부정적 외부성(negative externality)을 감소시키고, 사회에 미치는 영향을 고려하여 사회적 규범과의 부합성을 높이고, 법률과 규제의 적법한 이행을 보장하고 감시하는 데에 있는 것으로 보인다. 다만, 앞서 언급한 시장과 산업의 변화가 그러한 역할수행의 복잡성 증대를 야기시키는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준법경영은 기업의 지속가능한 성장을 목적으로 하는데 이는 법경제학의 공리와 상충하는 모습을 보인다. 기업의 입장에서 위법행위의 기대이익이 그 기대비용보다 큰 경우 위법행위가 초래될 수 있다. 미국 Ford사의 ‘Pinto 사건’이 그러하였듯이 위법을 시정하는 비용과 배상비용의 저울질은 기업을 비윤리적 행동으로 이끌어낼 수 있다. 그러한 측면에서 ESG 경영과 같은 윤리경영 또는 준법경영은 기업의 범죄로의 진입을 억제세키는 제동장치의 역할을 한다.
준법경영은 금융 관련 법률이나 공정거래법의 규정된 바에 따라, 자진신고자 감면제도(leniency program), 자율준수 프로그램, 게이트키퍼 등 ‘제3자 집행전략’의 모습인 ‘컴플ㄹ라이언스’의 형태로 이루어지고 있다. 이는 잘 이행되기만 한다면, 기업의 이익중심적이고 몰도덕적인 행동을 방지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현재의 ESG 경영의 입장에서, 준법경영의 난점은 그것의 도입이 비균질적인 경우에 존재할 수 있을 것이다. 환경과 사회의 영향을 보면, 모든 행위자가 준법경영을 채택해야 환경과 사회로의 악영향을 방지하고 지속가능성을 담보할 수 있다. 가령, 준법경영에 따라 환경파괴적인 생산을 중단한 기업이 있어도 그를 따르지 않고 손익계산에만 충실하여 환경파괴적인 행위를 하는 기업이 있다면, 전체로서의 환경에 미치는 악영향은 여전할 것이며, 이러한 차이는 준법경영을 준수하는 기업으로 하여금 이익경영으로의 회귀를 자극하는 유인이 될 수도 있을 것이다. 따라서 사내변호사가 준법경영의 감시자로서 게이트키퍼 역할을 수행한다면, 그러한 독립적이고 법적인 지위를 규합하여 산업 전반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사내변호사단체를 조직하고 그에 따라 모든 행위자에 대한 구속력을 마련하는 것 역시 ESG 경영과 컴플라이언스 시스템의 실효성을 높이는 방편이 될 수 있을 것이다.
법학전문대학원에 재학 중인 학생들 가운데서도 사내변호사로의 진출을 꿈꾸는 이들이 많다. 일과 여가의 균형은 물론 사회적인 경력과 활동 역시 진로설계에 영향을 미칠 것이다. 이처럼 사내변호사로서의 업무와 진로를 준비하는 학생들에게는 세 가지의 역량이 필요적이지 않을까 생각한다. ‘입체성’, ‘윤리성’, ‘통섭(consilience)’이 바로 그것이다. 입체성의 경우, 사내변호사라면 어떠한 기업에서 법무활동을 수행하더라도 그 성공적인 솔루션을 담보하기 위해 기업의 사업과 기술, 산업구조 및 시장의 흐름을 파악하는 능력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사업의 개시부터 안정적 유지까지, 사업의 신규성이 높을수록 그에 내재된 위험요소에 대한 정보가 부족할 것이고 이에 따라 변호사는 사업에 대한 높은 이해를 바탕으로 잠재적인 위험을 사전에 방지할 필요가 있다. 다음은 윤리성이다. 이는 사내변호사가 조직의 구성원과 외부적 전문가 가운데 모호한 경계선에 위치함과 직결된다. 이익과 도덕의 줄타리기의 딜레마는 사내변호사에게도 그대로 적용될 것이고 사내변호사는 윤리적 경영과 기업의 생존 사이에서 끊임없이 타협적인 해결책을 고민해야 할 것이다. 마지막으로 현대의 사내변호사는 만인의 이익을 위한 전문가라고 생각될 수 있다. 사내변호사는 환경, 사회, 시장의 지속가능성을 담보하는 동시에 기업의 이익 역시 보존할 책무가 있다. 따라서 사내변호사는 단순히 기업활동 하나만이 아니라 기업의 활동과 기업환경 간 상호작용을 추적하며 여러 사정들을 함께 이해하고 다각적인 관점에서 솔루션을 제공해야 할 것이다. 결국 그러한 과정에서 이해관계가 얽힌 다양한 영역들을 연결시키고 전체적으로 이해하는 ‘통섭’의 자세가 필요하지 않을까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