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학전문대학원 뉴스레터 제6호

Volumn

6

Sogang Newsletter of Law School July 2023 Issue

Opinion

Essay

변시에서의 CBT 도입을 앞두고 김예은(서강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14기)

로스쿨 입학 후 첫 중간고사, 사례형 시험을 치뤘던 순간이 생생하다. 긴장되는 마음으로 책상에 앉아 배부받은 답안지를 반으로 적고, 학번과 이름을 쓴 다음 시험 시작 종이 울리길 기다렸다. 시작종이 울림과 동시에 시험 문제를 읽고 간단히 개요를 작성한 다음, 알고 있는 지식을 총동원하여 답안을 써내려갔다. 시험 종료 종이 울리기 5분 전 최종 제출을 앞두고 부족한 부분을 보충하고자 내가 쓴 답안을 본 순간 당혹감을 느꼈다. 빼곡히 써내려 간 답안 군데군데 정신 없이 표시되어 있는 교정부호와 수정내용들이 눈에 들어왔기 때문이다. 순간 ‘과연 이 답안을 교수님이 알아보실 수 있을까?’ 라는 걱정이 들었다. 교수님께서 부디 선처해주시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시험장을 나왔다.

변호사시험의 대비를 위하여 사례형 시험 답안을 수기로 작성하는 연습은 필수였다. 필자의 경우, 이미 수년간 컴퓨터 문서 작업에 길들여져 있던 터라 손으로 글을 쓰는 것에 적응하기는 시간이 걸렸다. 스터디 모임에서 ‘제한시간 내에 답안을 써보는 연습’을 꾸준히 하는 한편, 부족한 답안 작성 실력을 보완해 줄 무기인 ‘적합한 펜’을 찾아 나설 수 밖에 없었다. 동기들에게 필기감이 좋은 펜들을 추천받아 하나씩 써보면서 빠르게 답안을 작성해나갈 수 있는 펜을 신중히 선정했다. 이미 로스쿨생들 사이에서 입소문이 나 있는 유명한 펜들은 한 번씩 다 써본 것 같다.

지난 1년 간 다수의 시험을 치르면서, ‘과연 변호사가 되면 수기로 서면을 쓸 일이 있을까?’라는 의문이 자주 들었다. 실제로 변호사의 대다수 업무가 컴퓨터를 기반으로 이루어지고 있고, 서면들도 워드프로세서 프로그램으로 작성되기 때문이다. 그러던 중 작년부터 본격적으로 시작된 ‘변호사시험의 CBT 도입’ 관련 논의는 반길 만한 일이었다. 그러나 실제 변호사시험에 도입되는 시점은 본격적인 논의가 시작한 뒤로부터 몇 년의 시간이 더 걸릴 것이라 생각했다.

대다수의 예상과는 달리, 예상보다 도입 작업은 빠르게 진행되었다. 막상 전에는 없었던 새로운 방식의 시험이 ‘최초’로 시행된다고 생각하자, 예비 응시생으로서 막연한 불안감이 느껴졌다. 일생일대의 시험에서 기존의 방식이 아닌 새로운 방식으로 시험을 치르는 것은 자칫 모험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다행히도 CBT 도입과 관련하여 학교 안팎으로 활발한 논의가 진행되었다. 법무부 및 법학전문대학원협의가 공동으로 주관한 공개토론회, 권역별 간담회 등을 통해 로스쿨 재학생 뿐만 아니라 법학전문대학원 교수와 관심있는 국민들로부터 다양한 의견을 청취하는 기회를 가졌다. CBT 프로그램 개발, 시범 시행 실시 등 CBT 도입을 위한 구체적인 절차들을 거치면서 해당 내용들은 로스쿨 재학생들에게도 전체공지를 통해 실시간으로 공유되었다. 논의의 내용들이 학생회 등을 통해 공유되었던 덕분에 CBT 시험과 관련된 의문점과 불안감을 조금씩 낮춰갈 수 있었다.

현재 로스쿨들은 CBT 시험과 관련한 물적 설비 및 시설을 마련하는 중이다. 2023년 제1차 모의고사 시험에서는 전국 법전원 중 2곳에서 실제 변호사시험과 동일하게 CBT 방식의 모의시험을 치뤘고, 곧 있을 제2차 모의고사 시험에서 는 전국 법전원에서 CBT 시험을 시행할 예정이다. 그리고 오는 2024년 13회 변호사시험에서 CBT 실시를 앞두고 있다.

변호사시험을 CBT로 치르는 것에 대해 여러 걱정이 드는 것은 사실이지만, 법조 실무와의 연계성 측면에서도 CBT 방식의 도입 필요성이 높은 만큼 CBT 시행이 과도기를 넘어 성공적으로 안착하기를 기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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