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olum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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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terview
서강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5기 졸업생 이준호 변호사
1. 안녕하세요 선배님. 바쁘신 와중에 인터뷰에 응해주셔 다시 한번 감사합니다. 사담이지만 로스쿨 입학 전에 불어 공부 열심히 했었는데 (지금은 거의 다 까먹긴했지만), 영어 잘하는 분들은 제법 계시지만, 불어에 능통한 변호사라니 정말 멋지신 것 같습니다. ㅎㅎ. 간단한 인사 한마디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서강 로스쿨 5기 졸업생 이준호입니다. 저는 로스쿨 졸업 직후 2016년 2월부터 지금까지 법무법인(유한) 태평양에서 근무해 왔습니다. 태평양에서 근무하는 동안 중간 중간 국내위성회사(KT SAT), 미국 현지 tech 기업(Meta Platforms Inc.), 한국 소재 global 회사(Netflix Services Korea)에 파견도 다녀왔고, 또 2021년에는 미국 스탠포드 로스쿨에서 LL.M. 학위도 받을 겸, 잠시 1년 정도 회사에서 자리를 비우고 refresh도 하고 왔습니다.
운 좋게도 학창시절 독일, 프랑스, 네덜란드에서 10여 년간 체류하고, 프랑스 로컬 학교 및 International school을 다니며 영어와 불어를 습득하게 되었습니다. Globalization이 진행되면서, 한국 로펌에도 외국인 client 비중이 늘어나며, 외국어로 소통할 기회가 점점 늘어나는 것 같습니다. 처음 입사 당시만 하더라도, 외국인 고객 비중이 50%가 되지 않는 느낌이었는데, 요즘은 50% 수준은 훨씬 뛰어넘는 것 같습니다.
다만, 아쉽게도 지금까지 간단한 프랑스어 약관이나 계약서 검토 정도 한 것 외에는, 불어로 업무를 접할 기회는 많지는 않았습니다. 프랑스 고객이나, 다국적 로펌의 프랑스 변호사와는 여러 번 같이 업무를 할 기회가 있었지만, 아무래도 회의에 프랑스 고객만 참석하는 경우가 많지는 않았기에, 일반적으로 회의는 영어로 진행되었던 것 같습니다.
말씀하신 것처럼 영어 소통이 가능한 한국 변호사들은 상대적으로 많은 편이지만, 불어 소통이 가능한 한국 변호사는 아직까지는 꽤 드문 편이기는 합니다. 앞으로 제 강점 중 하나인 불어로 회의를 진행할 날이 오기를 기대해봅니다.^^
2. 주로 하시는 분야가, 기업 자문 중 특히, 통신, 인터넷 비즈니스, 개인정보보호라고 알고있는데, 법학전문대학원 재학 중에는 흔히 다루지 않는 분야라 그런지 구체적으로 어떤 쟁점들을 다루고, 어떻게 자문을 하는지 궁금한데 소개해주실 수 있나요? 아울러, 자문하신 내용 중에 변호사님이나 관련 업계의 의견이 반영된 점이 있다면 들어보고 싶습니다.
네. 제가 현재 소속된 팀은 TMT팀입니다. Telecom, Media, Technology 분야를 주로 다루기에 TMT로 흔히들 부릅니다. 워낙 트렌드에 민감한 분야이고, 기술 개발 속도에 맞추어 법령 개정 작업도 필요하기에, 다른 분야에 비해 상대적으로 항상 업계 및 규제 동향에 귀를 기울이고 있어야 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로스쿨 재학 중에는 이 분야를 접하기는 쉽지 않을 것 같습니다.
그래도 최근에는 개인정보보호위원회에서 로스쿨 학생 등을 대상으로 개인정보 모의 법정대회 등을 진행하고 있어서, 이 분야에 관심 있으신 분들께서는, 해당 모의재판에 참석을 해보며 다양한 경험을 해보는 것도 나쁘지 않다고 생각됩니다.
저희 팀에서 다루는 쟁점은 주로 국내 통신회사의 통신서비스 관련 자문 업무 및 외국 tech 기업들이 한국 시장에 진출 시 반드시 알고 있어야 하는 규제 자문 업무 등입니다. 이러한 업무를 진행하면서, 사업자들의 법 위반 혐의가 있고, 방송통신위원회, 과학기술정보통신부, 개인정보보호위원회 등 규제기관의 행정제재 절차가 있을 때, 이를 방어해주는 업무도 많이 접하게 됩니다. 오히려 반대로 규제기관 편에서, 제재상대방과의 행정소송을 대리해 주는 경우도 있습니다.
결국 쉽게 말하면, TMT 업무는 행정법 영역에서의 자문 및 소송 업무 등이 상당 부분을 차지합니다. 아시다시피, 행정법에는 기본 원칙들이 있고, 그 외 detail한 규제들은 전부 개별 법령에 따라 규율되고 있습니다. 개인정보 분야는 개인정보 보호법이나 신용정보법이 적용되고, 통신 분야는 대표적으로 전기통신사업법이나 전파법 등이 적용되며, Media 분야는 방송법 등이 적용됩니다.
행정법 분야의 고유한 이슈이기는 한데, 행정법을 다루다 보면, 단순히 법률만 봐서는 도저히 무슨 취지인지 이해하기 어려운 경우가 상당수입니다. 행정법 영역은 법률, 시행령, 시행규칙은 물론, 대부분의 detail한 내용은 하위 고시 및 규제기관이 발간한 가이드라인이나 해설서까지 모두 살펴보고, 현재 업계 및 규제 trend까지 알고 있어야 제대로 된 자문이 가능합니다.
개인정보보호위원회가 2020년 출범하고 나서, 약 4년 동안 개인정보 보호법이라는 단 하나의 법률과 관련하여 발간한 가이드라인이나 해설서만 수십 개는 됩니다. 로펌 변호사라면, 이러한 가이드라인과 해설서가 발간될 때마다 그 누구보다 빨리 이를 접하고, 공부해야만 제대로 된 자문을 줄 수 있습니다. 때로는 법령이 개정되기 전에 규제기관 등에서 입법예고를 하며, 관련 업계의 의견을 듣는 절차가 진행될 때, 고객의 needs를 담은 의견을 개진하는 작업을 하기도 합니다. 그 후에 법이 실제 개정되고, 시행되기 전후로 규제기관에서 가이드라인 개정 작업을 할 때, 업계 등으로부터 의견을 듣고 반영하는 절차도 종종 진행되며, 실제 법 시행 이후 규제기관에서 사업자들의 법 위반행위에 대해 제재를 하기 전에도 해당 사건과 이해관계가 없는 외부 전문가 자문회의를 소집하며, 외부 전문가들의 의견을 듣는 절차도 있습니다. TMT 분야에서 업무를 하며, 각 단계에서 의견을 여러 번 개진하게 되는데, 실제 저의 개인적인 의견이나 고객의 needs에 따른 의견 등이 반영될 때 ‘상당히 값어치 있는 일을 하고 있구나’라고 느꼈던 적도 꽤 있었던 것 같고, 반대로 개인적으로는 설득력 있는 주장이라 생각해서 끝까지 밀고 나가 보았으나, 다른 반대의견에 묻히면서 좌절했던 경험도 있었던 것 같습니다.
로스쿨에서만 공부하면, 공부는 끝인 줄 알았는데, 변호사 업계로 나와보니 전혀 그렇지 않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대신 변호사들은 돈을 벌면서 공부를 할 수 있으니, 공부하는 것이 싫지만 않다면 괜찮은 직업인 것 같기도 합니다.
3. 법학과 출신이라고 들었는데, 입사 때부터 이런 쪽을 염두해두신건지, 어떻게 이 방향으로 커리어를 쌓아나가신건지, 계기나 이유가 있다면 알고 싶습니다.
정말 우연한 기회로 TMT 업무를 접하게 되었습니다. 입사 당시 TMT팀이 존재하는지도 몰랐고, 이 분야에 관심도 없었습니다. 처음에는 막연하게 외국 생활을 오래 했고, 외국어에 강점이 있어서 국제중재 분야에 관심을 두었습니다.
실제 법인에 입사해서 소속되었던 팀도 국제중재팀입니다. 보통 1년차나 2년차가 국제중재팀에서 하는 업무는 리서치 정도입니다. 저는 운 좋게도 당시 규모가 작은 중재사건이 돌아가고 있어서 서면 초안도 써 보고, 중재 기일에도 참여해 볼 기회도 접하여, 작은 사건이기는 하지만 처음부터 끝까지 접해보기는 했던 것 같습니다. 당시에 중재업무도 재미있고, 적성에 맞는 분야라고 생각하기도 했던 것 같습니다.
다만, 중재업무의 성격상 외국변호사에 대한 의존도가 상당히 높다 보니, 한국 변호사로서 한계가 없지는 않을까 막연한 두려움도 갖게 되었던 것이 사실입니다. 그 분야에 계속 남아 있었더라면 지금은 생각이 달라졌을 수도 있겠지만, 적어도 제가 1년차 당시 느꼈던 감정은 커리어에 대한 불안감이었던 것 같습니다.
그러던 찰나에, TMT팀에 있던 대학교 선배가 저에게 TMT에서 같이 일해보면 어떻겠냐고 제안을 해왔습니다. TMT가 무슨 업무를 하는 팀인지도 잘 몰랐는데, 당시 TMT에 계시던 선배 변호사님들과 식사를 하며, 적어도 TMT팀의 분위기에 매료되었던 것 같습니다. 2016년 당시만 하더라도, TMT팀 규모가 상대적으로 작았고, 그렇기에 더욱 가족 같은 분위기가 있는 팀이라 생각했습니다. 그러한 경위로 TMT를 선택하게 된 것이고, 특별히 이 분야에 제가 관심이 처음부터 있었던 것은 전혀 아닙니다.
4. 메타플랫폼 파견을 나가셨다 들었는데, 메타플랫폼에서 어떤 역할을 담당하셨는지도 듣고 싶습니다.
제가 Meta Platforms Inc.에 파견 나가게 된 시점은 2022년 가을인데, Stanford에서의 유학생활을 마치고, 곧바로 Meta에서 파견 생활을 시작하였습니다.
로펌 변호사들이 해외 연수를 가면, 종종 해외 연수 1년 과정을 마치고, 뒤이어 미국 로펌 등에서 짧게는 1개월, 길게는 1년 가량 파견 근무를 하다 돌아옵니다. 저 역시 그러한 과정의 일환으로 파견 근무를 신청한 것이고, 미국 로펌도 좋지만, 미국 In-house counsel로서의 경험도 색다를 것 같아, Meta를 선택하게 된 것입니다. 물론, 미국 체류 시절에는 어디든 되었으면 좋겠다는 심정으로 미국로펌과 Meta 모두 지원하기는 했습니다. ^^
다행히도 미국 로펌에서 먼저 파견 offer가 왔고, 그 후부터는 조금 더 편안한 마음으로 Meta에서 offer가 오기를 기다렸습니다. 결국 고민 끝에 한국에서 로펌 생활은 겪어 보았고, 앞으로 한국에 돌아가서 실제 자주 접하게 될 사람은 미국 로펌 변호사라기보다, 미국 In-house counsel일 것이라는 생각에 Meta를 선택하게 된 것 같습니다.
Meta에서 근무할 때는 주로 특정 쟁점에 대해 여러 국가의 로펌으로부터 각 국가별 규제와 사업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한 의견을 읽고, 이를 Meta 사업팀에서 이해하기 쉽게 정리하는 역할을 담당했습니다.
그 당시 한국 로펌이 정리해 준 의견들도 다른 국가 로펌 의견과 취합하였었는데, 다른 국가 법령에 대한 이해가 부족해서, 다른 국가 로펌의 의견을 잘 이해하지 못할 때는 한국법을 검토한 의견을 먼저 보면서, 관련 쟁점을 파악하곤 했던 것 같습니다.
5. 가명정보 관련 분쟁은 새롭게 생기는 분야인데, 어떤 부분이 가장 쟁점으로 대두되는지 궁금합니다.
가명정보, 가명처리 제도는 개인정보법, 신용정보법이 2020년 개정되며 처음으로 도입된 제도입니다. 그 전만 하더라도 가명처리라는 용어는 존재하지 않았고, 비식별처리와 같은 용어가 사용되었으며, 법령상 특별한 규정 없이 비식별처리 방법에 관한 규제기관의 해설서만 존재했던 상황입니다.
그 이후, 명시적인 법적 근거를 두고자 2020년 개정 개인정보법에 가명처리 개념을 새롭게 도입하게 된 것인데, 2020년 당시만 하더라도 해당 제도를 활용하는 사기업은 거의 없었던 것 같습니다. 그나마 금융권에서 몇몇 카드사들이 이를 시도했던 기억이 있기는 하지만, 대부분 공공기관 위주로 진행되었던 것 같습니다. 그러나 이제는 꽤나 많은 사기업 군에서 가명처리 제도에 대해서 관심을 가지고, 사업 분야에 도입하려는 시도를 하고 있는 듯 합니다.
가명처리 제도란, 개인을 식별할 수 있는 정보에 대해 특별한 처리를 하여, 더 이상 개인을 식별하기 어렵게 만드는 절차에 관한 제도라 할 수 있습니다. 가명처리 과정을 거치면, 개인정보법에 적용되는 여러 가지 규제를 받지 않을 수 있는 장점이 있습니다. 대표적으로 개인정보를 수집하거나, 이용하려면 정보주체의 동의를 받아야 하는데, 가명처리를 하면 그러한 동의 과정을 생략할 수 있게 되는 것입니다.
물론 가명처리가 만병통치약은 아니기 때문에, 가명처리된 정보라 하더라도 일부의 규제는 적용을 받게 됩니다. 또한, 현 제도 하에서의 가명처리 제도의 단점으로는, 일단 가명처리를 하기 위한 절차가 상당히 복잡하고, 가명처리를 위해 여러 가지의 문서 작업이 필요하다는 점에 있습니다. 그렇기에 사업자들 입장에서는 이러한 절차를 제대로 준수하기 상당히 어려운 상황이기는 합니다.
보통 사업자들의 개인정보법 위반 문제가 발생하게 되면, 사업자들이 먼저 떠올리는 방어 논리 중 하나가 ‘우리가 갖고 있는 정보는 전부 가명처리된 정보이니, 우리는 규제의 적용을 받지 않습니다’입니다. 그러나 면밀히 정보들을 들여다보면, 규제기관이 문제삼기 어려운 정도 수준으로 가명처리 절차를 제대로 거친 사례가 많지는 않습니다. 그러다 보니, 이게 정말 가명처리가 제대로 된 정보가 맞는지에 대한 challenge를 제일 먼저 받게 됩니다. 설령, 가명처리된 정보로 보더라도, 가명처리 과정에서 준비하여야 하는 다양한 문서작업을 누락한 경우가 대부분이라 결국 기업들 입장에서는 제재를 받기 십상입니다.
앞으로는 가명처리 절차를 보다 간소화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하거나 아니면 가명처리한 정보에 대해서는 지금보다 더 완화된 규제를 적용함으로써 보다 다양한 분야에서 가명정보를 활용할 수 있는 길이 열리기를 기대합니다.
6. 로펌에서 10년 가까이 근무한다는게 정말 대단한 일인데, 시간관리, 체력관리, 업무처리 방법 등 어떻게 효율적으로 현명하게 로펌에서 근무하셨는지 선배님만의 노하우가 있다면 듣고싶습니다.
돌이켜 보면, 그때 그때 달랐던 것 같습니다.
가령, 1~2년차 당시만 하더라도, 운동은 전혀 하지 않았습니다. 운동을 할 겨를이 없었던 것 같습니다. 단지 시간적 여유만 없었던 것이 아니라, 마음의 여유가 없었습니다. 로펌 변호사는 잠자는 시간 6시간 정도를 제외하고, 하루에 18시간은 핸드폰과 함께 해야 합니다. 그건 1년차이든 지금이든 마찬가지입니다. 누가 언제 전화하든 이메일을 보내든 즉각 반응을 해주어야 하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1~2년차 당시에는 고객 질의를 받으면, 그 자리에서 관련 쟁점을 재빨리 catch하기 어려운 경우가 대부분이었기에, 심적 여유가 전혀 없어, 딱히 일을 하고 있지 않더라도 항상 지쳐 있었던 상태였고, 운동을 할 체력은 없었던 것 같습니다.
그러다 3년차 초에 KT SAT에 파견 근무를 하게 되면서, 현재의 제 반려자도 만나게 되고, 운동도 조금씩 시작하였던 것 같습니다. 파견 근무를 하면 경우에 따라 로펌에서 근무할 때에 비해 시간적인 여유가 생기기도 하는데, 저도 그런 기회를 잘 이용했던 것 같습니다. 그리고 1~2년차 로펌 근무 당시에는 실제 고객을 접할 기회가 거의 없었는데, 파견 근무를 하면서, 고객과 실제 접하며 여유와 자신감도 한층 생기게 된 것 같아 3~4년차는 조금 더 즐겁게 회사 생활을 했던 것 같습니다.
5년차에는 코로나가 시작되면서, 재택근무를 하게 되었는데, 그 해에 정말 일이 많았습니다. 재택근무를 하는 데다가 업무가 너무 과중하다 보니, 집 밖에 거의 나가지 못하면서, 체력은 물론 건강이 상당히 나빠졌던 기억이 납니다. 그러한 상태로 어찌 어찌 1~2년 버티다가 다시 해외 연수를 하는 기간 동안, 건강을 잘 회복해서, 현재까지 일을 하고 있습니다.
지금도 최대한 평일 5일 중에 2~3번은 출근 전 20분씩 아침 조깅을 하려고 하고 있고, 주말에도 하루 정도는 운동을 하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가급적 주말에는 가족과 시간을 보내기 위해 평일에 최대한 일을 많이 해놓고, 주말로 넘겨야 하는 일이 있으면, 가족들이 잠잘 시간인 새벽과 아침 및 밤 시간을 최대한 활용하여 업무를 처리하곤 합니다. 이러한 생활 패턴은 사실 제가 남들에 비해 잠이 조금 없는 편이기에 가능한 것 같기도 합니다.
7. 끝으로 서강대 법학전문대학원 재학 중 추억이 있으시다면 한마디 듣고 싶고, 로펌근무나 기업자문을 희망하는 후배들에게 한마디 말씀 부탁드립니다.
로스쿨 3년 중, 1학년 시절이 가장 즐거웠습니다. 1학년 시절에 MT도 두 번이나 갔던 것 같습니다. 동기들과 함께 했던 2번의 MT 모두 아직까지 기억이 선명합니다. 저 같은 경우에는 2학년 당시에는 로펌에 취업하기 위해 여유가 없었고, 3학년에는 변호사시험을 준비하느라 또 여유가 없었던 것 같습니다.
로펌 생활이 아무리 힘들어도, 로스쿨 시절로 돌아가고 싶지는 않습니다. 그만큼 지금 로스쿨에 재학 중이신 후배님들께서도 힘든 시절을 겪고 계실 것이라 생각됩니다.
돌이켜 보면, 개인적으로 로펌에 비해 로스쿨이 더 힘들다고 생각하는 이유는, 보이지 않는 미래 때문이지 않을까 싶습니다. 앞으로 로스쿨 졸업 후 진로가 막막하다고 느껴지고, 경쟁이 치열해지는 가운데 변호사시험은 과연 합격할 수 있을까? 하는 심적 압박감도 많이 받으실 것으로 예상됩니다. 어렵겠지만, 그런 생각은 비워 두시고, 현재 당장 하고 계신 일에만 몰두하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앞으로의 미래를 구상하는 것도 당연히 필요한 일이지만, 만약 그로 인해 과중한 스트레스를 받게 되면, 교우와의 관계도 나빠질 수 있고, 학업 나아가 취업에도 지장을 받게 됩니다. 단순하게 생각하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민법을 공부하고 있으면 지금 그 공부 자체에만 집중하시고, 중간고사 잘 보겠지, 취업은 되겠지, 변호사시험은 붙겠지 등 잡다한 불필요한 생각은 모두 버리기 위해 노력해 보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그런 연습은 변호사가 되어서도 필요합니다. 제가 로펌 저년차 시절에 가장 많이 했던 생각이 아직 발생하지 않은 일에 대해 막연히 불안해하며, “오늘은 일찍 퇴근할 수 있을까?”이었던 것 같습니다. 그런데 그러한 마음을 갖고 출근을 하면, 업무가 생길 때마다 계속 스트레스를 받게 되고, 지금 당장 하고 있는 업무에도 지장을 주게 됩니다. 반대로 그러한 마음을 버리고, “나는 오늘 밤새야지.”라는 마음을 처음부터 갖고 출근을 하면, 어떠한 업무가 들어오더라도 스트레스를 별로 받지 않았던 것 같습니다.
나쁘게 표현하면 ‘가스라이팅’ 당한 채로 살고 있다고 생각하는 분도 계시겠지만, 적어도 개인적으로 느끼기에는 이러한 생활 패턴이라든지 마인드셋이 장착되어, 전에 비해 큰 스트레스 없이 회사생활을 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물론, 세월이 지나며 업무에 적응한 것도 큰 이유겠지만, 예전에 비해 단순하게 생각하는 것도 큰 몫을 차지하는 것 같습니다. 그러니 현명하고 똑똑하신 후배님들께서 만약 지금 과중한 스트레스를 받고 있는 것 같다면, 조금 더 단순하게 사고하고, 지금 당장 하고 있는 일에만 몰두해 보시면 어떨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