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olum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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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pecial Interview
왕상한 교수가 지난 2년간 서강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원장 임기를 마치고 이임했다. 원장직 재임 동안 ‘학생들을 위한 법학전문대학원’을 만들겠다는 목표 하에, (1) 방학 중 특강 강화 (2) 산학협력로펌과의 업무협약 체결 (3) 수업 분반 제도 신설 (4) 총동문회 개최 (5) 뉴스레터 창간 등 다양한 분야에서 혁신적인 성과를 달성했다. 학생들에게 실질적으로 도움을 주겠다는 일념으로 그간 추진해 온 노력의 결실이다.
본교 뉴스레터팀은 왕상한 교수의 연구실을 방문하여, 이임의 소회와 본교 법전원이 나아가야 할 방향 그리고 앞으로의 계획 등을 물었다. “법전원의 주인은 ‘오로지’ 학생이어야 한다”라는 왕 교수의 신념에서 ‘학생’ 그리고 ‘서강’을 향한 따뜻한 애정을 느낄 수 있었다.
前 서강대 법학전문대학원장 왕상한 교수
1. 안녕하세요 교수님, 우선 재학생으로서, 그간 원장으로 재임하시는 동안 학교의 발전을 위해 힘써주셔서 감사하다는 말씀을 전하고 싶습니다. 임기를 마치신 소감 부탁드립니다.
임기를 마친 소감이라면, 시원섭섭하다고 해야할까요? 서강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이 개원한 지 벌써 15년이 되었는데요. 그동안 많은 발전이 있었고 우수한 졸업생을 배출해왔습니다.
‘학생들을 위한 법학전문대학원’을 만들겠다고 노력하였습니다만, 나름 성과도 있었고, 아쉬운 부분도 있었습니다. 아쉬운 부분은 신임 원장이신 홍대식 원장님께서 더 훌륭한 성과를 내주시리라고 믿습니다.
2. 지난 2년간의 임기동안 원장으로서 가장 보람 있으셨던 일은 무엇이신지요? 아쉬웠던 점은 있으신가요?
법학전문대학원장으로 취임하면서 세웠던 목표는 “학생들을 위한 법학전문대학원”을 만들겠다는 것이었어요.
무엇보다도 재학생들을 위해 변시 합격을 높이기 위한 ‘방학 중 특강’을 강화했다는 것과 ‘10개 로펌들과의 협약’을 체결하여 학생들의 실습과 취업에 도움을 줬다는 것, 역사상 처음으로 ‘총동문회’를 개최를 해서 전체 동문들이 한자리에 모여서 재학생들과 함께 유대감을 강화했다는 것, 그리고 ‘뉴스레터 발간’을 통해서 15년 만에 처음으로 재학생 동문, 교수 그리고 유관기관과 네트워크를 강화했다는 것이 보람 있었던 내용으로 이야기할 수 있을 것 같네요.
아쉬운 점을 꼽는다면, 지금 얘기한 그런 제도들이 이제 자리를 잡고 활성화하기에는 부족한 시간이었다는 것이에요. 그리고, 무엇보다 시설 확충의 측면에서 예산부족 문제로 학생들이 필요로 하는 공간을 확보해주지 못한 점이 가장 아쉬운 대목이에요. 사실 지금 우리 학교 법학전문대학원이 당면한 가장 큰 고민이 공간 문제인데, 그 문제를 해결함에 있어 한계가 참 많았어요. 그게 아쉽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인턴십, 변호사시험, 취업 등과 관련된 부분에서 학생들에게 필요한 실질적인 도움을 제공하였다는 점에서 큰 보람을 느낍니다.
3. 교수님께서 원장 임기동안 추진하셨던 일들과 주요 성과들에 대하여 구체적으로 여쭤보고 싶습니다. 각별히 노력을 기울인 부분이 있으실까요?
법학전문대학원의 존재 목적은 ‘학생’이고, ‘학생’의 법전원 입학 목적은 ‘변호사시험 합격’ 그리고 ‘취업’이라고 생각해요. 그렇다면 학교는 ‘학생들을 위해 어떤 역할을 해야할까’라는 고민을 하였고, 제가 내린 답은 학생들의 변호사시험 합격과 사회 진출에 있어 필요한 부분을 지원하자는 것이었습니다.
① “방학 중 특강” 강화 및 “10개 산학협력로펌과의 업무협약” 추진 – 학생들의 변호사시험 합격 및 취업을 지원해
이전의 인턴십이라는 것은 솔직히 학교의 제대로된 역할이 없었습니다. 학교는 공고만 하고 학생이 알아서 지원하는 형식이었어요. 하지만 리걸클리닉의 장명 교수님이 중심이 되어 적극적으로 산업협력 로펌들과의 연계를 추진하였던 덕분에 ‘10개 산학협력 로펌과의 연계 인턴십제도’가 활성화될 수 있었습니다.
산학협력 협약을 체결한 10개 로펌들은 학생들이 입사를 희망하는 펌들이에요. 우리 학생들에게 쉽게 얻을 수 없는 인턴의 기회를 제공한다는 점에서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하였습니다. 로펌의 입장에서도, 우리 우수한 학생들을 만나본다면 서류상으로 찾지 못한 인재들을 찾을 수 있고요.
② 최초의 “수업 분반 제도 신설” - 학교 수업의 내실 제고 및 학생들의 선택권 강화에 힘써
서강대학교가 전국 25개 대학 가운데 유일하게 분반이 없었어요. 그동안 분반이 없었다는 것은 학생들에게 선택권이 없었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분반을 만들어 선택권을 보장함과 동시에 교수들 간의 경쟁을 유도하겠다는 것이 기본적인 목적이었어요. 제도 신설 과정에서 상당한 난관이 있었지만, 중요한 것은 학생들의 선택권이라 믿었습니다. 교수들도 경쟁 체제가 도입되어야 좀 더 나은 강의가 가능하리라고 보았습니다.
분반을 어떻게 할 것인지에 대하여 논의가 있었으나, 법전원의 과목 운영 시스템 상 현실적인 제약이 있어 30명의 제한을 두자는 타협점이 도출되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이러한 제약으로 원하는 반을 신청할 수 없는 학생들에게 미안하고 아쉬운 마음이 있습니다.
③ 최초의 “총동문회” 결성 및 “뉴스레터” 창간 – 구성원 간 네트워크 활성화를 도모해
법학전문대학원은 직업학교이기 때문에 재학생들과 졸업생들 상호간 네트워크가 매우 중요한 항목이라 생각해요. 늦은 감이 있지만 이제라도 총동문회가 결성이 되어서 다행입니다.
서강대학교 법전원의 총동문회가 활성화될 수 있는 단초를 마련하고, 뉴스레터를 통하여 구성원간 지속적인 네트워킹의 창구를 마련한 것이 노력의 결과라고 얘기할 수 있을 것 같아요.
4. 실제로 지난 2년간 학교 대내외적으로 혁신적인 변화들이 있었습니다. 기존에 없었던 새로운 일들을 추진해나가는 과정에서, 원장으로서 힘들거나 어려웠던 점이 있으셨나요?
기존의 제도를 바꾸는 것이나 새로운 제도를 도입하는 것은 어려워요. 오랜 시간 동안 시도해 보지 않은 일이면 반대에 부딪힐 수 밖에 없어요. 서서히 바꾸면 그만큼 설득과 대화에 시간이 필요해 학생들에게 필요한 제도를 적시에 도입할 수 없다고 생각했습니다.
분반제도의 도입, 산학협력 체결 등 과정에서 많은 애로사항이 있었습니다. 내부 협의 과정이 힘들었는데요. 그러나 학생들에게 수준 높은 수업을 제공하고, 선택권을 주기 위하여 너무나 필요하다고 생각했습니다.
또, 서강대학교 본부와의 관계에서도 법전원 원장으로서 보다 많은 공간과 예산을 확보하기 위하여 싸워야하는 입장이었는데요. 그 과정에서 본부와 얼굴을 붉힐 수 밖에 없었던 것이 어려웠던 대목이죠.
5. 서강대 법전원의 도약과 발전에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것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는지, 앞으로 서강대 법전원이 어떤 방향으로 가야한다고 생각하시는지 궁금합니다.
서강대 법전원이 어떤 방향으로 가야 하는가? “학생을 위하는 방향”으로 가면 됩니다. 서강대 법전원의 존재 목적은 학생을 위해 존재하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학교가 ‘학생이 원하는 수업을, 질 높은 수준으로 제공하고, 학생에게 필요한 지도를 하고, 학생과의 원만한 관계를 지속해나가는 것’, 그것이 서강대 법전원이 도약하고 발전하는 길이라 생각합니다.
법전원은 직업학교임을 명심하고 오로지 학생들을 위한 수업, 학생들을 위한 지도에 전념해야 합니다. 학생들을 위해서라면 교수들도 스스로 갖고 있던 권위를 내려놓고 학생의 입장에서 생각해야 합니다. 수업뿐만 아니라 학생들과의 교류에 좀 더 노력하고, 학생들이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고민하고 도움이 되도록 노력해야해요.
변시과목 이외의 법학과목에 관심을 갖는 학생들도 분명히 있을 겁니다. 학교와 교수의 역할은 그 학생들에게 다양한 과목을 경험해 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요약하자면, 학교는 오로지 ‘학생’을 위하는 곳이 되어야 합니다.
6. 앞으로 교수님만의 계획이나 목표가 있으신가요?
최근에 글로벌 법무학과를 만들었습니다. 미국변호사 자격 취득 및 국제법, 국제인권법, 국제통상법, 국제금융법, 국제경제법, 국제중재법 등 분야의 전문가를 양성하는 학위과정은 법학전문대학원을 두고 있는 우리나라 대학교 중 최초의 시도입니다. 서강대학교에 오면서부터 만들고 싶었던 프로그램입니다. 법학전문대학원이 만들어지면서 미국 변호사 자격에 대한 수요가 높아질 수 밖에 없는 상황이에요. 글로벌 법무학과는 기본적으로 미국변호사가 되기 위한 사람들을 서포트하는 과정입니다. 미국의 유수 대학과 협약을 체결하고 학생들을 위한 장학금도 유치했습니다.
정년퇴직하기 전에 이 프로그램을 안착시켜놓고 싶다는 바람이 있습니다. 안식년도 포기했어요. 서강 법전원 출신뿐만 아니라 타교 법전원을 나온 사람들에게 재교육의 기회를 제공하고, 국제사회에 대한 시야를 넓히고 전문성을 심화시키는 과정으로 발전시키고 싶습니다.
7. 마지막으로 학내 구성원들에게 한마디 부탁드립니다.
조직은 화합이 중요하지만, 이해관계가 첨예하게 부딪힐 때는 화합보다 타협을 택해야 하고, 타협조차 불가능하거나 시간이 걸릴 때에는 ‘결단’이 필요합니다. 그리고 서강대 법전원의 경우 모든 결정의 핵심 기준은 바로, ‘서강대 법전원은 직업학교이고, 서강대 법전원의 존재 목적은 교수가 아니라 오로지 학생’이라는 것입니다. 지난 원장 임기 동안 결단이 필요한 큰 부분들에 대해서는 결단을 내렸다고 생각합니다. 신임 홍대식 원장님은 저보다 부드러운 성품을 지니신 만큼, 앞으로 서강대 법전원을 잘 이끌어 나가실 것이라 생각합니다.
지난번에 산학협력 로펌의 인턴십에 다녀온 학생으로부터, 타교 학생이 서강대 법전원은 그런 것까지 지원해주냐며 부러워했다는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저는 그 이야기를 듣자 굉장히 큰 기쁨과 보람을 느꼈습니다.
학생들이 모든 부분에서 100% 만족스럽진 않겠지만, 많은 학생들로부터 '서강대를 다니면서 참 좋았다', ‘많이 배웠다’, '후회하지 않는다'는 말을 들을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모쪼록 서강대학교가 명실공히 “학생들을 위한 학교”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